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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창동예술촌 2013.12.13

by 요블 2014. 3. 13.

2013.12.13 마산 창동예술촌


버스타면 항상 지나가는 곳 일찍마친날 들려봤다.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꽃을 위한 서시(序詩)


나는 시방 위험(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存在)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 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新婦)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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