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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위안부 피해 할머니 사진전. 20150812

by 요블 2015. 8. 13.

어제 사진전 한다는 정보를 얻고 오늘 바로 창동으로 걸었다.

흐린 날씨의 하늘이 또 눈물을 흘릴 듯 매우 어둡다.

친구랑 오랜만의 통화를 하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 사진전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하다 보니 창동에 도착했다.

광장갤러리인 줄 알았는데 예전에 에코크래프트했던 리아갤러리였다.

갤러리로 향하는 길 바닥에는 사진전과 영화제를 한다는 포스터가 여러장 붙어있다.

너덜너덜했다.

창동의 유동 인구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이만큼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들어갔을까 아니면 그냥 지나쳤을까.



밖에서 보니 쉬고 있는 관람객인줄 알았는데 들어가니 여성 두분이 일어나 공손하지만 웃음기 없는 인사를 한다.

전시된 사진을 보려 발을 떼려니 계속 서있길래 앉으셔도 된다고 웃으며 말하는데 앉질 않는다.

관람객이 오면 앉는 것이 마음이 더 불편한가 아니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진 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인가 웃으며 말한 내가 멋쩍어진다.

에코크래프트 때와 같은 조명일텐데 더 숙연한 분위기이다.

입구에 가까운 사진을 보니 끝번호라서 반대쪽으로 가다가 중앙에 놓인 전단지를 집어든다.

각 사진에는 피해 할머니들의 이름 고향 생년월일 언제 어디로 끌려갔는지 등의 정보와 슬픈 사연이 적혀있다.



보는 중 다른 남자 관람객이 왔다.
모자를 깊이 눌러 쓴 그는 사진을 유심히 보더니 안내원?에게 촬영을 해도 되는지 묻고는 사진을 찍는다.
끝번호 부터 보던 그와 가운데서 만났는데 촬영에 방해가 될까 난 보던 쪽으로 다시 걷다가 뒤로 넘어갔다.
난 촬영을 할 수 없다. 
할머니의 표정, 깊이 패인 주름, 담배를 쥔 손, 링거.
그 무엇도 내가 담기에는 무리다.

기온은 내렸지만 습도는 높아 이마에 땀이 흐른다.
손에 쥔 전단지로 바람을 부칠려는 순간 작은 전단지에 인쇄된 할머니의 얼굴이 너무 거대하게 느껴졌다. 왠지 더 소중히 다뤄야 할 듯 조용히 손으로 땀을 닦았다.


내가 들어 온 이후 계속 서있는 여성 안내원에게 웃음기 없는 인사를 하고 떠났다.



리아갤러리를 뒤로하고 나왔다.

전에 못보던 느린 우체통이 있었다.

특이한 것이 우체통 이름이 달이와 연이.

설명을 하자면 달이는 한달 뒤에 그리고 연이는 일년 뒤에 보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처음이니 지난 3.15 때 생긴 315 꽃 골목도 처음본다.

여러 화분들이 있었는데 사진에는 없지만 개인의 이름이 적혀 관리되는 화분들이 많이 있었다.



창동은 계속 변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사진전에서 나와 창동 맛집을 검색해보았다. 

다이닝코드에서 4번째에 미도돈가스가 있어 위치를 보니 파리바게뜨와 고려당 뒤쪽이였다.

요즘 돈가스에 포크커틀릿, 슈니첼에 관심이 있어 여기서 먹기로 했다.



입구쪽 구석에 앉았다. 구석에 앉으면 내부를 넓게 볼 수도 있고 왠지 편하다.



아직은 해가 지지않아 실내가 훤하다.

저녁 시간이 되자 곧 손님들이 오기 시작했고, 다행히 사람이 적을 때 사진을 찍었다.



국내산 돼지 생등심을 사용한다는 미도돈가스.

어제 본 mbc 불만제로up에서 일부 가게에서 수제돈가스를 생등심이 아닌 냉동 가공 분쇄육을 쓰면서 수제돈가스라 속여 파는 방송을 봤다.

돼지 잡육, a지방, 닭분쇄육...지금 먹거리 x파일의 돈가스 편도 보는데 재밌다. ㅋㅋ

근데 이런거 취재 어떻게 하는건지 신기하네.

방송은 방송이고 일단 먹자.



신문보다 메뉴가 나왔다.

갈색의 데미글라스 소스가 아닌 주황색의 토마토소스다.

난 이게 더 맛있더라.

근데 왜 두조각으로 나눠서 오는거지...웨지감자를 주는 곳은 또 처음인 듯.



집밥 백선생에서 윤상이 다 잘라서 비벼먹는게 맛있다 한적이 있다.

내 기억에도 다 잘라놓고 함께 먹는게 더 맛있고 편했던 듯.



일본 때문에 위안부의 피해가 생겼고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음식인 슈니첼이 일본으로, 일본에서 들어온 요리인 돈가스를 먹는...아니러니.


다 먹을 즈음 나에게 와서 커피나 녹차 드시겠냐고 묻길래 깜짝 놀랬다.

난 시원한 녹차. 그리고 에코 페이퍼 컵. 맘에 든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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