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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도시재생 현장 워크숍 2회 예술은 공유다 어댑터 플레이스

by 요블 2021. 8. 3.

부산의 광안리가 한눈에 보이며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어댑터 플레이스다.

 

 

예술은 공유다 / 어댑터 플레이스

ADAPTER PLACE ​스튜디오형 하이브리드 공연장 '어댑터 플레이스'

www.yes-weare.com

 

두 번째 현장 답사의 장소, 어댑터 플레이스는 뭐하는 곳인가?

어느 상가 건물 7층에 위치한 소극장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단순화된 설명이다.

 

어댑터 플레이스

 

 

사실 방문한 22일은 연극을 하고 있는 기간이라 겸사겸사 볼 수 있었다.

나는 소극장 견학이라는 말만 들었지 연극 본다는 말은 당일 들었다.

 

연극 리플릿을 받았다.

우명희 배우와 남명지 배우가 열연하는 1인극인 '그 남자네 집'

박완서 작가의 소설 그 남자네 집을 심상교 님이 각색하고 곽종필 연출가와 모노드라마로 만들었다.

연출가님은 알고보니 같이 갔던 캘리쌤의 대학생 시절 연기 선생님이셨다고 하신다.

연출가님이 캘리쌤한데 마음의 큰 빚을 지었다고 말하자마자 우시는데... ㅜㅜ

가방에 물티슈만 있고 휴지가 안들어있네

나도 초등학생 학예회 때 영어 연극에서 쥐분장하고 I'm a mouse. I am a very hungry.

라는 대사를 외우고 잘 말하기 위해 수없이 시킨 담임 선생님이 기억난다.

때도 연세는 있었고 교감쌤이 되었다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지금은 잘 계신지 모르겠네

 

곽종칠 연출

 

연극이 시작하기 전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렸다.

대기실은 남쪽을 향해 전면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광안리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강원도 해수욕장의 카페거리도 가봤지만 거긴 겨우 2층이고,

빌딩처럼 너무 높은 곳이라 다 작게 보이는 곳도 아닌 

적당하게 다 잘 보이는 거리에 있어 다들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근사한 피아노까지 있으니 대표님은 바로 피아노에 앉아 연주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어댑터 플레이스 대기실

 

극장으로 한층 올라갔다.

지난 공연의 사진들이 벽에 걸려있다.

22일이였으니 며칠 후 극단 여백의 연극 외박한 날도 하는데

더블 캐스팅이라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도 했었다.

 

연기 모습

 

소극장으로 들어와 앉았다.

이때부터 공간 내부를 유심히 살폈다.

나비 아트홀이나 봉황 예술극장보다 무대가 작고 객석과 가까웠다.

작은 상가에 위치해서 넓이의 제한이 있다.

무대는 방처럼 꾸몄고, 가운데 창문이 보인다.

이 창문에는 비밀이 있다.

 

의자에 앉은 관객 수를 세었다.

30명 조금 넘는다.

불 꺼진 천장의 조명은 어두워서 찍을 수 없었고, 불 켜니 약 20개 정도 되는 듯하다.

그런데 빨강, 파랑, 초록 3색 조절이 가능한 좋은 조명이다.

게다가 회전하며 움직인다.

조작실에서 제어가 가능한 것이다.

며칠 후 내가 나비 아트홀에서 조명 켜고 꺼야 하는데 너무 신식이라 탐이 났다.

 

무대와 조명

 

화장실은 구석에 있었고, 조명이 달린 거울이 있는 분장실은 암막 커튼으로 가려진 상태다.

 

조명으로 밝혀진 거울

 

불이 꺼지고 극이 시작했다.

 

나비공연예술센터에서 연극할 때 아내의 편지를 각색한 남편의 편지가 생각났다.

남편을 떠나보낸 아내가 추억이 서린 모텔 방에서 청자인 남편에게 회상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남명지 배우 역시 1인극인데 청자가 다르다.

남편도 아니고, 어머니도 아니고 불특정 3인칭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듯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그런데 그 남자가 남편은 아니다...

인척 관계의 동갑 남자로 밝혀진다. 아니 처음부터 밝히고 시작한다.

 

아니 이보시오 신구 양반 이들이 4주후라니?

 

학창 시절에 소설을 읽어봤다면 연극 내용을 눈치챘을 텐데 안 읽어본 모양이다.

1시간이 지속되는 고독한 무대 위에서 남명지 배우는 연기를 잘했다.

내 주제에 무슨 평을 한다 하겠지만 다 잘하는 듯하다.

 

극이 끝나고 소극장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30분이 넘는 이야기를 녹음까지 했는데, 다 풀어쓰는 것은 무리다.

내가 글로 적는 것보다 홈페이지 설명이 더 자세하니 궁금한 분은 들어가 보시라.

 

이야기 시간

 

그 창문의 비밀은 실제로 열린다는 것!

그리고 부산 광안리 바다가 배경으로 펼쳐져 있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객석과 무대가 해체 조립이 용이한 구조라 공간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전기 어댑터처럼 여러 공간과 시스템을 연결하고 저 멀리 해안의 무대도 관리하는 등 

광안리 전반의 공연예술을 맡은 곳이다.

 

소극장 대표님도 지수 선생님에게 봉황 극장이 봉황동과 주민들을 위한

그런 곳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댑터 플레이스 주소 : 부산광역시 광안해변로 193 티파니 타워 7층

 

더보기

부산에서 김해로 도착했다. 버스 시간 1시간을 착각하여, 아니 이미 늦게 도착했으니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없었다. 결국 지수쌤한테 부탁해서 봉황게스트하우스도 아닌, 극장 바닥에서 잠을 자려고... 나비소극장에 이어 또 극장에서 잠을 자다니. 하지만 새건물이라 페인트 냄새가 강해 잠을 못잤다. 죽어도 무대 위에서 죽어야지 이런 식으로는 못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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