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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아쉬운 청소년 연극제와 3작 관람 후기

by 요블 2023. 6. 17.

지난주 6월 6일부터 경상남도 청소년 연극제가 시작햇고 14일 끝낫다. 14일까지 7개의 작품을 하는데 지난 경상남도 연극제는 일정을 다 빼고 연극을 보러 갓엇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고 다 볼 수는 없을 것 같아 관객심사단 신청을 안하려고 생각햇는데 심사단 신청자 수가 저조해 해달라는 권유를 받고 다 못보지만 그냥 보는 것 보다는 시민 관객의 관람평을 드리면 좋을 듯 해서 시간을 내어 보러 갓다. 심사단 신청자가 적엇다는 말을 듣고 역시라는 생각이 들엇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지원 예산이 적어 작품에 대한 무대 의상 소품 분장 등 완성도를 키우기 어렵고, 학업 시간에 쫒기는 학생들이 충분한 연습 시간을 갖기 어렵고, 그러기에 앞서 일반 연극제로 눈높이가 높아진 시민들의 기대에 못미쳐 관심이 적어서일 듯 하다. 폐막식 때 심사위원도 좀더 많은 지원으로 청소년 연극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키울 수 잇길 바란다고 한다. (예술로 역사가 깊은 경남 마산의 창동에서의 연극제와 비교하면 다른 시, 군에서 열린 연극제는 관객의 수가 얼마나 적엇을까 그래도 인구가 많은 창원이라 연극제는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 같다.) 그렇다고 학생들의 수준이 낮다거나 열정을 낮게 보는 것은 아니다. 연극을 얼마나 하고 싶으면 학교에서 동아리를 만들어 끼리끼리 모여 해보고자 햇을까.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그런 활동이나 모임에 대한 생각이 트일 기회가 없엇던 것 같다. 내년에는 어느 지역에서 열릴지 못들엇지만 이번만큼은 안될 듯 하다.

이번에 본 연극은 3개다.

통영 충렬여자고등학교 흰 종이비행기

진주 삼현여자고등학교 바늘_흔들리는 바늘 끝 이야기

창원 명지여자고등학교 돌고 돌아 바뀐 변화

7작 중 3작을 보고난 후 아쉬운 것 생각해보면 극중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학생 그리고 주면 인물인 선생님, 부모님 등이고 10대가 겪는 이야기의 주제가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친구의 우정과 배신, 외모 중 다이어트, 학교 왕따와 용서 (내가 본 것만 그런가?) 완전히 다른 주제, 배경을 한 이야기로는 출품이 불가능한가? 그래도 그 주제들을 어떻게 풀어가는지는 어떻게 연기하는지는 관심잇게 볼 만햇다. 감정 기복의 폭이 적은 나는 어려운 연기들을 여학생들은 (하필 여고 작품만 봣네) 잘 해냇다.

 

흰 종이비행기에서 딱봐도 불량하게 보이는 또래를 같은 학교라고 친구로 사귀고 쉽게 믿을 수 잇는가? 그 친구들로부터 소개 받은 남친과의 전화 통화만으로 좋다는 감정이 생길 수 잇는가? 그리고 26세의 남자친구? 얼마나 힘든 가정사가 잇으면 보통이는 과거 고시텔에서 살앗고, 그런 친구가 딱해 백지수는 보통이를 위해 자취방을 잡아 같이 사는가? 뭐 고등학생이 술마시고 담배는 피는 것은 이해가지만서도... 우정에 금이간 두 친구의 연기는 좋앗다. 학업과 알바로 꿈을 향하는 보통이, 주변 인물로 성격이 바뀐 지수 그리고 재회. 제목인 흰 종이비행기는 작 중 한번 언급된다. 무엇이든 그릴 수 잇는 것 처럼 어떤 꿈이든 꿀 수 잇고 무엇이든 될 수 잇다는 것으로 흰 종이비행기를 제목으로 정한건가?

흰 종이비행기

 

바늘 흔들리는 바늘 끝 이야기에서는 친구의 살쪗다는 말로만 체중을 줄이고 싶다는 동기가 생기나 하는 생각이 들엇다. 외모 컴플렉스를 크게 느끼지 않고 자랏지만 재수할 때 체중을 빼려고 운동을 한 적은 잇다. 물론 이유가 잇어서이다. 군대 체력시험, 이성 친구...  그런 것들이 극 중 안보인 것 같다. 주인공은 달리기로 운동을 좀 하던가 싶더니 동생의 치킨 먹어라는 말에 너무 급격한 짜증을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엇다. 살을 빼기 위해 운동에 노력하지만 결과에 실망하는 과정을 보여야 급격한 다이어트를 하게 되는 것에 공감이 될텐데... 이제 시작햇는데 짜증이라니 너무한 과정 생략인듯 하다. 작품 시간상 어쩔 수 없엇을테다. 조명이랑 음향을 적극 이용해 인물의 연기를 잘 드러나게 하는 것은 좋아 보엿다. 암전하고 휴대폰 플래시로 주인공을 둘러싸고 비추거나 폰으로 채팅하는 화면을 영상으로 띄워 보여주거나 체중계의 바늘이 움직이는 시각적, 똑딱똑딱 거리는 청각적인 연출이 좋앗다. 프로아나라는 단어를 알게 되엇다. 주인공이 먹고 토하며 체중을 빼길래 단순히 거식증으로 체중을 아주 줄이는 것으로만 알앗는데 좀 더 확장된 의미를 담고 잇다. 주인공의 결말이 모호하다. 주인공은 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체중 줄이기에 성공하지만 친구들은 이제 오히려 걱정한다. 주인공이 이 상태를 만족하고 유지한다던가 이것이 병이라는 것을 인식한다거나 건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대한 심정 변화가 드러나지 않아 어떻게 끝난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남는다. 물론 엔딩 영상으로 이건 병이라고 딱 집어 언급하기에 주제는 확실하다.

바늘_흔들리는 바늘 끝 이야기

 

돌고 돌아 바뀐 변화의 이야기는 소심한 왕따 학생으로부터 시작된 교사와 학부모의 만남이 과거 어떤 사건이 잇엇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발달된다. 어떤 드라마를 소재로 햇다는데 안봐서 모르겟다. 인물의 개성이 뚜렷해서 구분해 보기는 편햇다. 사투리를 막 쓰는 1진이 되지 못한 2진 학생, 왕따 주도자, 그리고 어떻게 그런 소심한 성격으로 반장이 되엇는지 의문이 가는 피해 학생. 사투리쓰는 학생은 말투를 달리하며 3역까지 연기를 햇고, 다른 인물 또한 회상 장면에서 다른 연기를 보여줘 재밋엇다. 가방 검사에서 끝없이 빵이 나오고 다른 장면에서도 빵을 먹는 반장이 웃기기도 햇고, 등장하자마자 내 옆에 앉은 관객에서 갑자기 장미꽃 한송이를 던져 관객을 놀라게 한 점도 재밋엇다. 아쉬운 것은 사투리 학생이 교복을 준비하지 못햇는지 교실 배경에서 평복을 입고 잇던 것, 체육복이엇나? 그리고 조명과 배우의 위치가 안맞고 배우가 잇는데 조명이 꺼진 것. 선생과 부모가 결국 화해를 하는데 너무 쉬운 용서는 아닌가 하는 것.

돌고 돌아 바뀐 변화

 

폐막식의 분위기는 대단햇다. 5시에 마지막 작품이 끝나고 6시가 가까워질수록 교복입은 학생들이 시민극장으로 모엿다. 학교마다 단체로 몰려 왓구나. 무대 위에 등장햇던 배우 뿐만 아니라 학생 연출, 학생 작가, 분장 등 학교 동아리원 우르르 몰려오니 폐막식의 분위기가 좋앗다.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얼마나 큰 소리로 환호하는지 귀가 얼얼햇다. 옛날에 쓰던 아이폰6으로 촬영을 하려니 사진이 맘에 들지 않아 많이 찍지는 않앗다.

경상남도 청소년 연극제 폐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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