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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마산연극 경남 연극제 5 곰팡이들 관람 후기 극단 벅수골

by 요블 2023. 3. 22.

제41회 경상남도 연극제 in 창원 다섯번째 연극은 통영에 위치한 극단 벅수골의 곰팡이들이다.

화요일 이날은 좀 일찍가서 관객심사단 좌석표를 나눠주는 일을 도왓다.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뮤지컬을 가르쳐준 반가운 사람을 또 만낫다. 이런건 언제나 재밋다.

일찍 갓기에 지난 번 처럼 멀리서 관람하고 아쉬워하지 않도록 앞자리에 앉앗다. 잘 보이고 잘 들려서 좋앗다. 그런데 생각보다 정면이라 게다가 앞에 키큰 어르신이 잇어 무대 한 가운데를 가렷다...

곰팡이라는 제목만 듣고는 안좋은 이미지, 부정적인 것에 대한 내용이 나올거라는 것은 알 수 잇엇다. 하지만 리플릿 정보만으로는 어떤 내용의 연극인지 너무 추상적이라 알 수가 없엇다.

곰팡이들 설명

해석은 과거를 잊고 싶지만 업보로 남아 그를 괴롭히고, 은오는 과거에 머무르고 싶지 않지만 발이 묶여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 청윤은 과거의 영광에 아직도 취해 있고, 영설은 현재에서 도망치고 싶어 한다. 어느 한 사람 소통이 되지 않는다. 마치 틈틈이 자리 잡은 곰팡이처럼 존재할 뿐이다.

무대는 많은 목재로 만든 집이다. 넓은 마루가 잇고, 마당이 잇는 시골의 어느 집같긴한데 옛 시골집과는 사뭇 다르다. 벽에는 긴 칼과 칼집이 걸려잇다. 그리고 배우 세명이 순식간에 등장한다. 왼쪽을 안대로 가린 아주 억새보이는 남자는 생선 상자를 가져와 손질을 하고, 어린 여학생은 후다닥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그보다는 나이가 잇어보이는 젊은 여자도 마루에 앉아 대화를 시작한다. 시대는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한 직후다. 항구에 일본인들이 돌아가기 위해 가득하다는 대사로 부터 알 수 잇다. 그럼 인물들도 그와 관련된 사람이 나올 것이고 근대시대의 연극은 언제나 재미에 대한 기대를 한다.

곰팡이들 무대

등장인물 설명

리플렛에는 등장인물의 이름이 나오지만 대화에서는 호칭으로 불려서 (아저씨, 언니, 오라버니 등) 어떤 인물의 설명인지 늦게 알앗다. 

억샌 해석의 힘잇는 목소리와 분노는 무슨 일이 잇엇나 궁금증을 만들기에 충분햇다. 항상 화가 나잇는 듯 하다. 왜 그럴까? 어떤 과거를 숨기고 잇길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고통이 담겨잇는건가. 누구와의 대화엿지 독립운동 관련된 일로 사람을 죽엿다고 햇는데 그 때문인가? 하지만 뒤에 비밀이 드러난다. 처인 영설과 아이를 끔직히 아낀다. 도망쳐도 다시 잡아올 정도로.

과거의 영광에 머문 인물이 청윤이구나. 독립 전 일본인 남편을 두엇다니...그리고 해석과 남매다. 사이가 좋지 않다. 본토로 돌아간 남편으로부터 전보를 기다리며 일본으로 돌아가길 원한다. 친일파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오라버니가 그녀에 대한 분노를 참을 인을 새기며 참는 연기는 아주 독해보인다.

제41회 경상남도 연극제 in 창원 집행부

은오라는 인물은 해석의 집에 며칠간 세들어온 남자다. 시인같이 온갖 비유적인 표현은 다 쓰는 듯 하다. 잘생긴 외모다. 순수한 영설을 알아보고 그런 덕에 영설이 은오에게 빠진다.

영설은 해석의 처다. 후처인지는 모르겟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어릴적 어머니에게서 버려진 영설을 데려와 처로 맞이한 듯 하다. 예쁘다고 언급된다. 그런 영설에게 생긴 아기와 이 공간은 갑갑한 감옥처럼 느껴진다. 시누이 청윤으로부터 립스틱을 도둑맞앗다는 의심을 받는 등 핍박받는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인물인 손님으로 온 은오를 붙잡고 여기서 데리고 도망치자고 말한다.

제41회 경상남도 연극제 in 창원 집행부

 

설명에는 없는 한 인물이 더 잇는데 독립 후 사회주의와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은 깔깔이?를 입은 여학생이 잇다. 해석에게 아저씨라 부르고, 영설에게 언니라 부를지 새엄마라 부를지 고민한다. 해석과의 대화에서 그녀의 아버지가 독립운동가엿고 사망한 후 아이를 데려온 듯 하다.

제41회 경상남도 연극제 in 창원 집행부

여기까지가 초중반부의 드러난 인물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후 은오가 흘린 손수건같은 것을 영설이 줍고 청윤에게 뺏기며 은오가 손님으로 찾아온 이유, 해석의 과거가 드러난다.

이하 결말 요약

더보기

해석은 과거 일본 이름을 가지고 일본군으로 활동햇엇다. (무대의 집은 일본군이 지은 적산가옥이엇고. 벽에 걸린 칼은 일본도인 것이다.) 그리고 탈옥한 조선인 소년을 죽인 죄책감으로 평생을 고통스러워하며 영설을 데리고 평범한 삶을 꿈꾸며 살고 잇는데 찾아온 손님 은오가 평범한 시인이나 사진사가 아니다. 그가 흘린 천 조각에 적힌 이름은 해석의 일본 이름이엇고 그가 죽인 소년이 은오의 동생인 것이다. 그 과거에서 벗어나려는 은오는 해석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찾아간 것이고 해석은 찾아온 그를 보고 뭘 원하냐고 묻는다. 은오는 떠나기 전 영설에게 귓속말을 하고 영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다른 인물에 대한 행방, 청윤은 은오가 흘렷던 천 조각을 돌려주고 비밀을 숨기는 대가로 돈을 받아 남편이 잇는 일본으로 넘어간다. 여학생은 본인을 찾는 무리에 들어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집을 떠난다. 

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하고 연기력이 좋아 관람하는 내내 집중햇다. 대사도 뚜렷하게 들리고 서로 곂치는 부분도 없엇다. 대사 내내 곰팡이를 이용한 대사가 등장한다. 곰팡이같이, 곰팡이처럼, 곰팡이가 피어서, 비유 표현을 많이 하는 부분에 괴리감이 느껴졋다. 이해 못할 정도의 대사는 아니지만 과거에 저런 표현을 일상으로 햇을까 하는 의문은 시적 표현을 들을 때 마다 항상 든다. 지극히 연극적인 것 같다. 이야기는 초중반 강한 어조의 대사로 항상 긴장 상태로 봣다. 화낼 일이 너무 많다. 하지만 내용이 더 화가 난다. 이 연극의 주제는 광복 후 정리하지 못한 친일 잔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복수같지 않은 복수. 떠나려는 은오를 붙잡는 영설에게 뭐라고 말햇길래 영설이 그런 선택을 햇는지 모르겟다. 영설은 그 비밀을 모르고 잇엇고 그걸 알린건가? 마지막 장에서는 과거로 돌아간 듯 임신하여 배가 부른 영설과 아버지라 부르며 달려오는 여학생 그리고 이게 꿈인가 하며 묘한 웃음을 짓는 해석을 끝으로 눈이 내리고 막이 내린다. 결국 결말은 아시발꿈인건가.

연극 곰팡이들 커튼콜

이번 연극 곰팡이들에 딱 맞는 노래가 잇다. 

곽푸른하늘이 부른 곰팡이

가사도 오묘하게 들어맞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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