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고 음식의 냄새가 난다면 어디서든 찾아오는 초파리.
완전 밀폐가 되지 않은 이상 방충망 사이로 통과할 수 있는 작은 크기로 주방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 곤충이다.
자주 보기에 촬영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 이런 작은 날파리들 종류가 다르다는 것이 떠올라서 한번 관찰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초파리. 찾아보니 노랑초파리인 듯하다. 무늬가 없는 노란색 등이 보인다.
바나나 껍질 위에 앉은 모습이다. 배 끝이 짧고 둥글며 눈은 크고 붉다. 초파리의 체액 림프는 무색이지만 망막이 붉은색이라 눈이 빨갛다.
아래는 다른 초파리다.
위의 초파리에 비해 몸집이 크고 배가 통통하다. 아마 암컷인 듯하다.
아래가 주 관찰 대상인 초파리다.
이 초파리를 보면서 집에 찾아오는 초파리 종류가 한 가지가 아닌 것을 깨닫고 곳곳에 흩어진 초파리를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위의 초파리는 등에 잔털만 나 있지만 아래 초파리는 검은 세로줄이 선명하게 보인다.
주방에는 등에 세로줄이 난 초파리가 많이 보였다.
사진 검색으로 이름을 찾아봤다.
등에 줄무늬가 있는 제일 비슷한 모습의 초파리를 찾을 수 있었다.
학명은 Drosophila busckii. 국내명은 줄무늬초파리.
드로소필라 버스키?
처음 봤을 때도 등에 줄무늬가 있어서 이런 이름일까 했는데 정말이었다.
줄무늬초파리 (Drosophila busckii)의 사진 · iNaturalist
www.inaturalist.org
BOLD Systems: Taxonomy Browser - Drosophila busckii {species}
v3.boldsystems.org
Decomposer in a rearing container - Drosophila busckii
bugguide.net
암수 결합하여 비행교미하는 초파리도 보였지만 도저히 내려앉을 생각이 없는 것인지 찍을 수가 없었다.
그릇에 묻은 닭고기 흔적에 몰려든 초파리의 모습이다.
초파리가 많아지니 상호작용하는 초파리를 관찰할 수 있었다.
싱크대 구석에 놓인 그릇을 찍는데 안정된 자세로 찍을 수 없어서 사진이 흐릿하다.
앞쪽에 있는 초파리 뒤로 다른 초파리가 접근하더니 날개를 펼치고 앞다리로 툭툭 치는 장면이다. 구애행동이다.
앞의 초파리가 옆으로 도망가며 닭고기를 다시 먹는다. 이내 다른 초파리도 등장하여 앞의 초파리에게 다가간다.
앞의 통통한 초파리가 암컷이고 나머지 작은 것이 수컷 초파리. 짝짓기를 위해 구애하다가 경쟁자가 나섰다.
이른바 삼각관계가 형성되었다.
누가 커플이 될지, 혹은 다 흩어지고 제4자가 나올지 이후까지 관찰은 하지 못했다.
일반 파리는 그나마 눈에 띄어서 먹이터에서 암수의 교류를 간혹 보기는 했지만 초파리의 구애행동은 처음 본다. 나태주 시인의 시처럼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나?
구애행동에서 교미까지 영상으로 찍고 싶었으나 못 찍은 것이 아쉽다. 폰으로 찍기에도 너무 작아 힘들다.
아래는 초파리가 아닌 벼룩파리다.
초파리만큼이나 작지만 검은 눈과 튼튼한 다리의 근육으로 배우 빠르게 걷는 녀석이다. 초파리와 다리 굵기 차이가 확실히 난다. 나는 것도 일반 파리처럼 왔다 갔다 하며 빨리 난다. 얘들은 가만히 있는 경우가 적어 촬영이 힘들지만 다음에 많이 보이면 시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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