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사렌즈를 스마트폰에 끼워 작은 금속을 초접사 촬영 하였다.
초접사
작년 삼성 갤럭시 s23 울트라를 구매하고 찍을 만한 것이 있으면 사진이든 영상이든 찍었다. 예전에 사용하던 폰보다 훨씬 좋은 기능과 좋은 성능의 카메라 덕분에 3배 10배 100배까지 찍히는지 실험도 해보며 자연, 동물 등을 찍었다. 하지만 초광각 0.6 배율로도 작은 곤충이나 사물들을 찍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고 근접촬영, 접사에 대한 욕심이 생겨 매크로 렌즈를 구매하고 작은 것들도 찍고 다녔다. 하지만 살아있는 곤충들은 계속 움직여서 초점 맞추기도 힘들고 초점거리가 짧아질수록 심도가 얕아 겨우 눈이나 더듬이에만 초점 맞춰서 아쉬운 사진을 얻는 경우가 많았다.
포커스 스태킹
그런데 다양한 접사 사진을 보니까 움직이지 않는 물체의 경우 앞뒤로 초점을 단계별로 맞춰 촬영하고 합성해서 모든 곳을 선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포커스 스태킹, 말 그대로 초점을 쌓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포커스 스태킹을 쉽게 할 수 있느냐 그것은 또 아니다. 포커스 스태킹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해서 헬리콘 포커스 30일 체험판을 설치했다.
익스퍼트 로우 또는 프로모드로 수동 촬영
이제 사진을 찍어야 한다. 찍고자 하는 작은 물체를 흔들리지 않고 평평한 곳에 두고 카메라에는 매크로 렌즈를 끼우고 매크로 렌즈의 led램프를 켠다. 오래 촬영하면 방전돼서 광량이 약해지니까 충전기를 꽂아둔 채로 화면 구도를 잡는다. 그리고 갤럭시 카메라의 프로모드 또는 익스퍼트 로우로 들어가서 focus를 한 칸씩 움직이며 촬영한다. 이때 손으로 강하게 터치하면 카메라가 흔들리니까 스마트펜을 이용해서 가능한 초점을 조금씩 이동해 가며 셔터를 누른다. 펜에서도 옆에 있는 버튼으로 원격 촬영을 할 수 있는데 신호가 잘 안 잡힐 때가 있다. 초점 최소가 0이고 최대 1인데 숫자로 0.1 단위씩 표기되어 있고 그 사이를 눈금이 나누고 있어서 0.01 단위로 움직이면 된다. 0.02 단위로 찍어도 충분하다. 초점이 점차적으로 바뀌는 약 20장의에서 30장의 사진이면 작은 물체의 전 영역의 초점 사진을 얻기 충분하다.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고 헬리콘 포커스를 실행시켜 합성하면 된다. 프로그램이 사진의 초점 영역을 어떻게 판별하는지는 모르지만 각 사진의 초점이 맞는 일부분씩 떼와서 하나의 사진을 만든다. 신기하다. 결과물이 아주 깔끔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찍은 8장의 금속 초접사 사진들이다.
1. 포크
처음 찍어 포커스 스태킹한 사물이다. 3 날 짜리 포크인데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금속이 매끈해 보였지만 매크로 렌즈 끼우고 들여다보았을 때 금속의 마찰된 흔적이 잘 보여서 놀랐다. 첫 촬영이라 포커스를 듬성듬성 맞춰서 포크의 가운데 날이 흐릿하게 합성되어 아쉽다.
![포크 초접사](https://blog.kakaocdn.net/dn/bkNY2M/btsI4XlOJvW/S5jsJmWKxgkqCnfWJ1kAsk/img.png)
2. 실과 바늘
유튜브나 인스타 릴스에 주사기를 근접 촬영한 영상은 많이 봤다. 하지만 일반 바늘이 더 가늘고 사람들의 관심을 덜 타는 듯하다. 실은 면사인데 빛을 받아 광택이 나면서 마치 나일론 등의 합성섬유 실처럼 보인다. 실을 바늘에 끼운다고 손가락으로 몇 번 비볐더니 실에 이물질이 남았는데 아무래도 손가락 표피의 각질 같다. 실을 구성하는 더 작은 가닥도 초점이 맞으니 신기했다.
![바늘 초접사](https://blog.kakaocdn.net/dn/39Glw/btsI43Gkyda/Zyqz93FYJZkGhG7OVKNLf1/img.png)
3. 안경
안경의 다리다. 어떤 금속을 찍을까 찾던 중 내가 쓰고 있는 안경이 금속 테두리인 것이 생각나서 찍었다. 초점은 관절까지만 잡고 뒤 다리 부분은 찍지 않았다. 연결되지 않고 떨어진 부위의 경우 초점을 자연스럽게 맞추기 힘들다고 한다. 그걸 포커스 브리딩이라고 하던가. 어떤 금속인지는 모르겠지만 청색의 녹청이 낀 것이 구리 때문인 건지 유기물이 변한 건지는 모르겠다. 금색의 도금이 조금씩 벗겨진 것을 볼 수 있다. 안경을 찍으면서 다음에는 제일 작은 안경 나사도 찍어볼까 생각했다.
![안경다리 초접사](https://blog.kakaocdn.net/dn/bFwfU7/btsI43GkAsB/ecRccfOlhZ40nNGmfbeu80/img.png)
4. 빵끈
빵집에서 식빵 등의 포장지를 묶을 때 쓰는 빵끈, 빵철사다. 가운데 가느다란 철사가 있고 그 겉을 두 겹의 알루미늄 금박지가 감싸고 있다. 유연한 소재라서 어떤 모양으로 찍을까 여러 번 구부렸다. 그 결과 유연함을 살리면서도 입체감을 보여줄 수 있는 모양이 물결모양인 듯했다. 굴곡의 깊은 면과 위로 솟은 부분의 초점이 다 맞고 납작한 금박지가 어느 정도 두꺼운 금속판처럼 보인다.
![빵끈 초접사](https://blog.kakaocdn.net/dn/bkT7E5/btsI5RLVjz1/UcZTYHkWJzzMYaaCb1VFs1/img.png)
5. 스테이플러
스템플러, 호치키스 심이다. 이것 또한 작기로 유명한 금속이다. 모양은 ㄷ자로 단순하지만 두 개를 1차원으로 꼬운 다음 다시 반을 접어 꼬아 다리 부분을 만들었다. 자품 제목은 박테리오파지다. 바닥에 보이는 빨간 문양은 커피믹스 카누의 K다. 카누 믹스 포장지를 잘 닦으니 철심이 반사되어 더 신기했다. 역시 모양을 만든다고 몇번 만졌더니 피부 각질이 사이에 끼었다.
![스테이플러 초접사](https://blog.kakaocdn.net/dn/bopZyr/btsI5O2HSyx/3QVJFCuHU3LbW8BQGDa0j1/img.png)
6. 구슬줄
구슬끈? 군번줄, 액세서리 연결에 쓰는 구슬 체인이다. 이것 또한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어 헤드 부분을 이용해서 로봇처럼 만들었다. 그런데 바닥에 눕혀서 찍어야 하고 촬영 각도가 애매해서 사진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촬영이 어려웠다.
![구슬줄 초접사](https://blog.kakaocdn.net/dn/dtF5c1/btsI5fsX7nT/eMQQIVnwiidvcpVrNQkP50/img.png)
7. 토션 스프링
철 빨래집게 내부의 스프링이다. 이런 형태를 토션 스프링이라고 부르더라. 손잡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 깊이가 있어 촬영할 거리가 나올까 했는데 다행히 초점을 잡을만한 거리가 되었다. 방치된 빨래집게라 먼지 정도 쌓였겠지 했는데 아니 이게 머선 일이야 거미줄이 왜 처져 있는 거지. 거미가 오가며 거미줄을 남겼다. 그리고 약간의 녹이 슨 흔적이 점 형태로 보인다. 녹 맞아?
![스프링 초접사](https://blog.kakaocdn.net/dn/wLFWU/btsI5ccfXeG/wJxoYG9swRBjKo8pH39Gr1/img.png)
8. 면도날
노브랜드 4중 면도기의 면도날이다. 면도날 자체는 납작하고 입체감을 살리기 힘들어서 면도기를 어떤 각도로 돌려도 초점이 다 맞아 원근감이 사라져서 결과물이 납작해 보인다. 면도날의 연마된 부분이 마치 거미줄의 가로줄처럼 보인다. 면도날을 예리하게 연마하는 기술이 어렵다고 한다. 면도날 자체도 점점 작아지는 부위라 더 자세히 촬영하기 힘들었다.
![면도날 초접사](https://blog.kakaocdn.net/dn/cyaCe9/btsI4lgpIqx/4rtzGskENt3DC8slyEL5eK/img.png)
금속 촬영을 하면서...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성질 때문에 인류 문명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 금속이다. 괜히 철기 시대라는 말이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런 금속들도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점 작아지는데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금속들을 자세히 볼 수 있어 재밌었다. 물론 폰카의 센서가 작아 접사에 유리하다고 해도 전문적인 접사 카메라의 성능에는 못 미치고 뽑아낸 사진 결과물도 좋지는 않다. 다만 폰카로도 이게 되네, 눈에 잘 안 보이는 이것이 이렇게 생겼네 하는 정도로의 취미를 가지기에 매크로 렌즈를 결합한 폰카 접사 촬영이 재밌었고 다음에 또 어떤 사물을 들여다볼까 하는 과제가 생겼다. 그리고 콘랩에서 라이트룸 강의를 들으면서 라이트룸을 이용한 책 만드는 것도 배웠는데 마침 실습 과제물이 라이트룸으로 사진 10장 보정하여 책 만들어 제출하기다. 그래서 촬영한 8개의 금속 사진에 다른 접사 사진을 끼워 제출했다. 사진의 각각 제목도 내 마음대로 붙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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