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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마산연극 경남 연극제 8 반추 관람 후기 극단 현장

by 요블 2023. 3. 25.

제41회 경상남도 연극제 in 창원 여덟번째 연극은 진주에 위치한 극단 현장의 반추다.

오늘도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아트센터에 도착햇다. 로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엿다.

이번 작품은 작년 연극제 대상을 받은 극단 현장의 작이기 때문이다.

제목 반추

부제 한 가정의 치유를 통해 내 삶을 반추하다.

반추란 무엇인가?

소나 염소 등의 우제류가 섬유질이 많은 풀 등의 먹이를 게워 내어 다시 한번 씹어 소화시킨다는 말이다. 

이 뜻에서 파생한 비유적 의미로 지난 날을 회상하거나 반복한다는 것으로 제목을 지엇나보다.

작품 설명을 보자.

반추 설명

소설가 오문길은 소설 <반추>로 평단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지만, 그의 가족은 권위적이며 독단적인 그의 성격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고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치매에 걸리게 된 오문길이 <반추>를 다시 쓰기 시작하고 가족들은 각기 다른 목표를 갖고 <반추>의 완성을 돕는다.

설명에 나와잇다. 주인공 오문길이 반추를 반추한다고. 권위적이고 독단적인 가장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궁금해하며 극장으로 들어갓다.

B의 73번 자리를 받앗다. 옆에 아는 사람이다. 반갑다. 관객심사단으로서 봣던 연극들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고 무대를 바라보앗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대 하수(왼쪽)에 잇는 책꽂이가 잇는 방. 서재일 것이다. 그리고 가운데는 고상한 가구가 놓인 거실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보이고 흔히 드라마에서 볼 법한 잘 사는 집의 모습같다. 오른쪽에는 삐쩍마른 나무 한그루와 의자 한개가 잇는 마당을 현관문과 대문으로 구역을 나누어 놓앗다. 집의 거실을 다시 보자. 서재로 가는 문, 왼쪽 계단, 가운데 문, 커튼이 걷힌 입구, 오른쪽 계단, 현관으로 나가는 길로 통로가 여섯 갈래다. 가족의 구성원에 따라 배우들의 동선이 다양하게 나온다.

연극 반추 무대

연극 반추 줄거리... 기억나는대로... 스포일러가 담겨 잇으므로 원하지 않는 자들은 펴지 않기를...

막이 올랏다. 세사람이 거실에 앉아잇다. 침묵이 한동안 이어진다. 조용해서 관객들의 숨소리조차 들린다. 누군가 입을 연다. 젊은 남자 오도훈은 아들이다. 아버지 오문길은 우리를 왜 불러 이 상황이 왓는지 언성이 살짝 높다. 그를 말리는 여자 안애신. 어머니다. 아버지께서 주무시니 조용히 시킨다. 그리고 조명은 대문 밖을 비춘다. 한 남자가 초조해하며 서잇다. 곧 짐가방을 끌고 온 젊은 여자 문혜인이 들어가려고 한다. 둘은 누구냐며 서로 자기집이라고... 여자는 그 남자가 선생님의 큰 아들 오상훈임을 알아채고 본인을 문하생이라 소개한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 가족들은 모인다.

왼쪽의 중년 남자는 본인이 가족들을 불럿다고 말한다. 오문길의 오랜 친구이자 주치의 의사다. 종이 뭉치를 탁상에 놓으며 말한다. 이건 아버지께서 오래 전 쓴 소설 반추. 그런데 데멘시아 증세로 기억이 점점 사라지고 잇고 지금은 본인이 19살인줄 알며 반추라는 소설을 다시 쓰려 하고 잇고 치매가 극단적인 시도를 하기도 하는데 소설 집필을 하면 증세가 완화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데멘시아(Dementia)가 치매라는 것을 아는 장남은 아버지의 증세를 걱정한다. 그런 형이 동생은 못마땅해 한다. 집 나가서 10년 만에 돌아온 형이 효자 노릇한다며 비꼰다. 가족들은 모르는 고선생님을 아버지가 애타게 찾고 잇다고 한다. 큰 아들은 그 사람이 누군지 물어보기 위해 아버지가 잇는 서재로 들어간다.

제41회 경상남도 연극제 in 창원

60세의 소설가 오문길은 어디가고 씩씩한 목소리의 19살 청년 오문길이 들어오는 큰 아들을 향해 말한다. '고선생님 오셧군요.' 당황한 아들 상훈, 하지만 이내 정신차리고 치매 걸린 오문길의 말에 고선생님인 척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동안 선생님께 돈을 보내고 편지를 주고 받앗다는 말, 본인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고선생님이 도와주겟다고 한 계약, 그리고 뛰어나다며 도서관에서 발견한 추리소설 한권의 자랑과 그 저자 고도일이 존경하는 선생님임을 대화를 통해 알려준다. 

고도일. 그 이름은 추리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상훈이 작가로 등단하기 위해 사용한 필명이다. 그 고도일 선생이 실제 인물인줄 아는 치매 걸린 아버지를 눈 앞에 두고 아들은 감정을 절제하며 밖으로 나온다.

제41회 경상남도 연극제 in 창원

거실. 장남은 아버지의 치매 증세를 완화하기 위해 소설 집필을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동생이 상황을 정리한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지금 우리 어머니를 하숙집 주인 아주머니, 문하생과 본인은 하숙하는 대학생으로 알고 잇는 것이고, 형의 추리 소설을 가져온 도서관은 2층 형의 방이라는 것.

차남은 서재로 들어간다. 불꺼진 서재. 아버지는 자고 잇다. 몰래 서랍을 뒤져 흰 봉투 하나를 품에 숨기고 나온다. 이후 잠에서 깬 오문길은 거실로 나와 소설 집필 도와주셔야지요 하며 고도일 선생을 찾는다. 그리고 차남을 툭툭 치며 조금만 기다리세요라고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서재로 들어간다.

장남은 아버지가 40년 전에 쓴 소설 반추에 대해 넌지시 이야기한다. 여행 중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19살 청년이 여행으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내용의 소설이 당시 문학계를 휩쓴 대단한 작품이엇다고. 하지만 오문길은 19살 청년이 살면 얼마나 살앗다고 삶의 의미 같은 것을 알 수 잇겟냐며 비판하고 본인은 순수 문학 대신 돈을 위해 입상을 하고 싶고 추리 소설을 쓰고 싶엇다고 말한다. 큰 아들은 평생 순수 문학계의 거장으로 살앗던 아버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에 대해 놀란다. 그 사이 어머니가 쉬면서 하라고 과일을 들고 들어온다. 그런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아주머니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같이 나온 모자. 어머니는 궁금한게 잇다며 아들에게 물어본다. 반추에 등장하는 강순심?이라는 여자가 잇는데 가상인물인지, 실제 인물인지, 실제 인물이라면 누군지 예전에 남편에게 물어봣는데 대답을 안해 답답하다는 것. 장남은 오문길의 집필을 도와주며 그 이름의 인물에 대해 물어본다. 그 사람은 오문길의 이상형 오드리 햅번을 상징하는 이름. 그 사실을 알고 아내는 화를 낼 수도 없고 어쩔 도리가 없어보이지만 이내 아이디어를 떠 올린다. 아들들이 집을 비운 사이. 그녀는 이쁜 옷을 입고 화장도 곱게 한채 서재로 들어간다. 누군지 놀라하는 오문길에게 합성동의 오드리 햅번이라 불리는 하숙집 아주머니의 딸이라고 소개한다. 딸로 변신한 아내도 글 쓰는 사람을 좋아한다며 이 추리 소설의 인물들의 로맨스를 넣어도 좋겟다고 제안한다. 오문길은 정말 아름답다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좋은 의견이라하며 글을 쓴다.

갈등들... 차남과 장남이 집 밖에서 마당으로 들어온다. 경찰서에 갓다 온 것이다. 서재에서 가져 온 흰 봉투를 가져간 차남. 그 봉투는 아버지가 은퇴 후 보낼 곳의 땅문서엿다. 그 땅을 몰래 팔아 극장을 지을 돈을 마련하려고 햇는데 그 땅문서가 사본이엇던 것. 그 사실을 전화를 받은 형이 알고 다시 데려온 것이다. 동생을 질타하는 형과 형이 집 나간 10년 동안 집이 어땟을지 아냐고 되치는 동생은 그동안 쌓인 감정을 쏟는다. 거실에서는 돈 때문에 글을 쓰고 포스트 모더니즘 따위는 모르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더 이상 문하생으로 남을 수 없다는 혜인이 안애신에게 말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좁은 마당에 모인 네사람. 아들들의 말다툼에 문하생은 선생님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만 차남은 혜인도 알아야 한다며 아버지에 대한 사실과 형이 집을 비웟던 동안 잇던 일을 말한다. 아버지가 글쓰기에만 전념해 잇는 동안 아버지만 바라보던 어머니는 우울증이 생겻고 아버지가 병원으로 어머니를 강제 입원 시킨 일. 차남이 어릴 적 방어하기 위해 싸움에 휘말렷는데 아버지는 그런 아들 둔 적 없다며 유치장에 일주일간 방치시킨 일. 그러지만 않앗다면 지금 잘나가는 연출가가 되엇을 건데 엇나가버렷다고 그리고 형이 공모전?에 글을 냇지만 표절로 인해 탈락되엇고 그 심사위원이 아버지엿다는 냉혹한 아버지에 대한 일을 털어 놓는다.

(연결... 기억 잘 안남) 오문길이 바다 여행을 가고 싶어 한다고 말하는 장남. 가족들은 치매걸린 19살의 청년 오문길은 우리와 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며 집을 바다처럼 꾸미고 차남이 지인 배우들을 섭외해서 거실을 해수욕장처럼 연출한다. 고도일 선생의 안내로 오문길은 젊어진 아내와 해변 여행을 한다. 고도일 선생과 배우들의 말 실수로 계절이 여름에서 겨울 다시 여름으로 설정이 바뀌는 등 들통날까봐 불안하지만 차남의 연출로 오문길은 여행에 빠져든다. 그리고 반지를 꺼내어 아내에게 결혼하자고 고백한다. 아내는 물어본다. 글쓰기와 나 중 뭘 선택하겟냐고, 뭘 더 사랑하냐고, 글쓰는 남편이 좋앗지만 글만 쓰는 남편에게 외면 받던 아내. 지금의 19살 오문길은 당연한 듯이 답한다. 당신이라고. 40년 전 결혼 당시 남편이 글쓴다고 신혼여행 못갓던 안애신은 기쁘게 수락하고 2층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다시 내려온 오문길. 연출가로 무대를 지휘한 차남에게 다가가 껴 앉으며 말한다. 지금까지 준비 잘하고 잘 해줘서 고맙고 그리고 믿지말라고.

제41회 경상남도 연극제 in 창원

마지막 장.

더보기

스포일러 방지. 반전이라 쓰지 않는다.

 

큰 아들의 등장과 소설가 오문길의 목소리를 듣자 마자 작년 연극제의 전기수 이야기 나는 이렇게 들엇다의 배우란 것을 알앗다. 극단 현장이구나. 작년의 작품도 이야기 속의 이야기로 관객을 휘둘럿는데 그래서 보던 중 기대치가 더 올랏다. 후기 쓰기 위해 찾아보니 39회 연극제 때 한 작품이긴 한데 나는 처음보니까 잘 짜여진 이야기로 완전 몰입햇다. 사건을 구성하는 대사가 많다. 하지만 빠르지 않다. 무대의 서재에 빼곡히 꼽힌 책 처럼 구석구석 틈새마다 이야기가 잇고 귀에 쏙쏙 들어온다. 반전을 예상햇다. 떡밥이 잇엇다. 장남과의 재회에서 예전에 쓰레기라고 말한 고도일의 추리소설을 띄워주고 문학계 역대급 작품인 반추, 본인의 작품을 깍으며 자존심을 낮추고 어릴적 본인을 때리던 할아버지에 대해 말하며 마치 지금의 부자 관계에 대해 회고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집필을 계속 같이하게 하고, 연출가가 꿈인 차남이 극장을 지을 수 잇는 희망인 땅문서 사본을 가져간 것을 알고 기다리라고 말한 것은 이미 다 알고잇다는 암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찍 슬펏다. 치매라고 생각한 아버지의 행동이 사실 우리를 위해 결정한 것이 드러날 때 나머지 가족들의 슬픔이 드러날 것을 이미 알앗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이야기 속 이야기로 웃겻는데 이번에는 연극 속 연극으로 슬펏다.

연극 반추 커튼콜

 

반추라는 제목의 노래가 잇는지 검색해봣는데 여러곡이 잇다. 장르도 여러가지... 귀에 듣기 편한 곡을 가져왓다.

한희정 반추 반복재생 가사 

기억은 왜곡의 가지들로 나뉘고 진실은 저 멀리 오해들의 숲으로
하지 않았다 하는 것은 하는 것, 했다 한 것은 하지 않은 것이 되었네
입술 바깥에는 수만 개의 파형들 믿고 싶고 묻고 싶은 것을 고를 뿐
하지 않았다 하는 것은 하는 것, 했다 한 것은 하지 않은 것이 되었네
기억에서 기억으로 가는 길과 입술에서 입술로 가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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