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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창원 연극 투맨아트쇼 슬픈 연극

by 요블 2024. 3. 8.

슬픈 연극

2024년 3월 3일 일요일 오후 3시 

장소 나비아트홀

눈물샘 자극하는 아름답고 사랑스런 연극

배우 이정훈, 최윤정

이번주 나비아트홀 원맨아트쇼 연극은 제목 자체가 슬픈 연극이다. 얼마나 슬픈 내용인지 궁금하면서도 오히려 슬픈 내용임을 알고 보게 되는 역효과도 있는 제목이지만 기대하며 나비아트홀에 관람하러 갔다.

눈물샘 자극하는 아름답고 사랑스런 슬픈 연극
문화콘텐츠 창작소 담아

 

마침 에일리가 부른 동명의 노래가 있길래 첨부한다.

에일리 슬픈 연극

 

무대의 모습.

지난 1인극과 다르게 2인극의 무대는 여러 소품들로 꽉 차 있었다. 우측에는 긴 소파와 각휴지가 놓인 탁자가 보이고 연극에서 좀처럼 본 적 없는 화초, 식물들이 한쪽 벽을 메우고 있었다. 소파와 뒤의 건조대에 널린 빨래도 눈에 띄었고 어느 가정집임을 알 수 있었다. 

슬픈 연극 무대

요즘 주남저수지 생태해설에 관심이 많아 식물 공부도 하여야 해서 식물들 이름이 궁금하기도 했다.

슬픈 연극 소품

난 앞 좌석에 앉았는데 사과를 담은 쟁반과 빨래통이 보였다. 이것도 소품이다. 무대 뒤가 아닌 객석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기 위한 위치다.

사과

잠시 후 극단 직원분이 나와서 공연 관람 전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나갔다. 이번 내 자리는 A 16. 티켓에는 다음 공연 일정도 나와 있었다. 

오페라 파우스트와 무용극을 한다.

티켓

줄거리 및 감상

남편과 아내가 자연스럽게 등장해 일상의 삶을 이어나간다. 세탁기에 돌린 빨래를 널어놓았는지, 사과를 안 먹겠다는 남편을 달랜다든지, 어느 부부 못지않은 행복한 부부의 모습이다. 번갈아가며 서로를 어디서 만나고 어떤 모습이 사랑스러웠는지 독백한다. 그런데 둘의 대화 중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과거의 기억들, 서로 언제 첫 만남이었는지 고백은 어디서 했는지 둘의 기억이 다르다. 혹시 다른 사람을 착각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잠시 후 남편은 머리를 쥐어 잡고 고통스러워한다. 남편에게 약을 가져다주는 아내 역시 남편보고 울음을 터트린다. 자녀들을 기다리는 동안 부부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사진을 찍으며 막이 내린다.

신파극이라고나 할까... 슬픈 감정을 많이 넣은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연극에서 그런 장면은 배우들이 감정을 절제하여 표현하여 보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다. 연기는 좋았으니까. 둘의 기억이 다름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어느 누군가는 건망증 혹은 치매 관련 병을 얻거나 얻은 상태라 생각했다. 예전에 연극제에서 모녀가 나온 연극에 그런 설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극에는 의사는 나오지 않고 어떤 병인지 언급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간부터 남편이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고 아내가 급히 약을 가져오는 장면 후 남편의 독백이 시작한다. 하숙집 주인의 쌀쌀맞던 고등학생 아내를 처음보고 한눈에 반했지만 까무잡잡한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이 없었지만 용기 내어 데이트 신청도 하고 고백도 하는 등 애틋한 사랑이 시작된 기억들... 아내 역시 그런 남편이 잘생겼다며 한눈에 반했지만 부끄러워서 무시하는 등의 모습이 쌀쌀맞다고 남편이 생각한다며 지금도 그 당시 본인 역시 좋아했던 사실을 남편은 아직 모른다며 과거의 추억들을 독백으로 이어 나간다. 독백을 듣고 둘의 행동으로 어떤 불치병으로 남편이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조금 아프거나 모르던 병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 아내 역시 남편의 증상을 알고 행동한 것이다. 둘의 운명이 어찌 될지는 대충 예상할 수 있었고 이런 상황을 보며 나 역시 아픈 가족이 떠올랐다. 어느 시점부터 감정이 메마른 지 오래되어 막 슬프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필 옆자리에 연극 보면서 궁시렁대며 혼잣말하는 사람이 있어 집중을 할 수 없긴 했다. 연극을 다 본 후 뒤에 앉은 여성분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는데 본인도 남편이 생각나 슬프다고 한 사람도 있고, 남편이 없어 그렇지 않다고 한 사람도 있는 등 이런 연극은 본인이 처한 입장과 비슷할수록 공감을 얻는 듯하다.

아쉬운 점... 아내 역이 극 중 40대라고 말하는데 40대보다 젊어 보인다. 한 배우가 독백할 때 무대 뒤로 퇴장할 수 있는데 객석과 무대 끝에 앉아 대기하는 것이 눈에 띄어 이상했다. 독백할 때도 무대 가장자리가 완전히 암전 되는 것은 아니라 관객의 시야에 들어오는데 굳이 객석에 앉아 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았던 점... 두 배우의 연기가 자연스럽고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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