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오페라 리타 혹은 매 맞는 남편 후기

이번 나비아트홀에서 연극이 아닌 오페라를 공연하러 지인을 데리고 함께 보러 갔습니다.

연극 또는 오페라 같은 소공연을 거의 본 적 없는 분이라 어색할까 했지만 괜찮은 경험이 될 거라 설득하니 흔쾌히 보고 싶다고 합니다. 저는 먼저 가서 관객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도중 만나 소극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오페라 리타 혹은 매 맞는 남편

각색, 연출 : 김동원 / 번역 김성진 / 예술감독 최윤석 / 음악코치 정지아, 오유리 / 기획 이예지 /  주최 창원예총 / 주관 창원연극협회, 극단 나비 / 후원 창원시, (주)창원철강

출연 리타 소프라노 이동애 / 베페 테너 한우인 / 가스파로 베이스 김성진 / 보르톨로 액터 이혜지

일시 : 4월 6일 토 오후 3시

공연 포스터입니다. 

리타 혹은 매 맞는 남편

대기실에서는 이전 공연과 다음 공연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5월에는 아빠는 오십에 잠수함을 탔다는 제목의 연극을 한다고 합니다. 제목을 보니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떠오르는데 내용은 안 봐서 모르겠네요. 아무튼 재밌을 듯합니다.

아빠는 오십에 잠수함을 탔다

도니제티 작곡 코믹 오페라

리타 혹은 매 맞는 남편

아름다운 카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리타

사실 그녀에게는 가슴 아픈 과거가 있다. 

전 남편 가스파로는 그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구 때리곤 했던 것.

전 남편이 바다에서 실종되자 현재 남편 베페와 결혼했는데...

이젠 오히려 남편을 때리는 폭력적인 아내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전 남편이 살아 돌아왔다!

"당신께 당신 자리를 돌려 드리죠"

매 맞던 남편 베페의 앙큼 발직한 선전포고에 모두가 당황하는데...

리타 혹은 매 맞는 남편

 

리타 혹은 매 맞는 남편

소극장 안 무대의 모습입니다. 

무대 가운데는 의자와 원탁이 보이고 왼쪽에는 노래 반주를 해줄 피아노가 보입니다. 커피 사진이 걸린 우측의 카운터를 보며 이곳이 카페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리타 혹은 매 맞는 남편

리타 혹은 매 맞는 남편

 

공연 시간이 되자 연기자 한분이 나와 안내 인사를 합니다. 평어체로 친근한 콘셉트를 잡아 관객들에게 질문도 하고 답변을 하신 분들께 요즘 유행하는 밤양갱을 선물로 하며 관객의 긴장감을 풀고 오페라를 재밌게 볼 준비를 해줍니다. 오페라 배우들이 곡을 마치고 나서는 뭘 해야 할지 - 박수와 환호 - 주의사항 - 관람 후 포토타임 등을 말하고 퇴장합니다.

리타가 나옵니다. 노래를 하며 자신의 카페에서 행복한 삶을 보내는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전 남편이 바다에서 실종되었지만 나만을 사랑하는 새 남자를 만나 카페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베페, 지금의 현 남편입니다. 순둥 한 외모의 그는 리타를 사랑하지만 왠지 조심스럽습니다. 그녀가 아끼는 머그잔을 깼는데 그녀에게 혼날까 노심초사입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리타는 채찍을 들어 그에게 겁을 주고 때리려고 하고 베페는 막지 못하고 도망가기 바쁩니다... 텅 빈 카페에 손님 한 명이 찾아와 노래를 부릅니다. 그는 가스파로. 바다에서 우여곡절 끝에 살아 돌아온 것입니다. 그를 만난 매 맞는 남편 베페와 리타는 혼돈에 빠집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어렵지는 않고 선형적이며 긴장감이 있습니다. 극 중 결혼계약서가 나오는데 뺏으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자의 모습을 보니 고전 연극 리어왕에서 서자 에드먼드가 자신이 꾸민 형의 가짜 편지를 아버지 글로스터에게 들킨 듯 한 모습으로 편지를 넘기려는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노래에는 대사를 자연스럽게 녹이고 각 배우들이 처한 상황을 재밌는 단어로 넣고 불러 좋았습니다. 다만 노래를 같이 부르거나 번갈아 부를 때 성악의 울림이 커서 가사를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어 눈치껏 이런 내용을 말하는구나로 알고 넘어가야 해서 아쉽습니다. 일반 노래가 아닌 호흡이 많이 필요한 성악으로 부르며 연기하는 것이 놀랍고 대단해 보였습니다.

같이 본 지인도 재밌었고 다음에도 기회 되면 보고 싶다며 나비아트홀을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