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만에 넷플릭스로 영화를 봤다.
중세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눈에 띈 제목 튤립 피버. 제목을 보자마자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한 영화임을 알았다.
튤립 투기가 한창이던 네덜란드 17세기의 암스테르담에서 일어난 한 가족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17년 영화다.
영화 중 인물들이 입은 옷을 모아 보았다.
소피아 역 알리시아 비칸데르
극 중 수녀원에서 지내는 고아였지만 2세가 필요한 네덜란드 무역상 코르넬리스에게 시집가고 젊은 화가와 사랑에 빠지고 이후 도망가는 신세가 된다. 그래서 극 중 많은 옷을 입는다.
초반부 극의 분위기는 다소 어둡다. 해가 뜨지만 명료한 색은 찾아보기 힘들고 탁한 색들만 보인다. 그중 내레이션으로 소피아에 대해 설명하고 수녀원에서 소피아가 떠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모자며 목토시? 며 꽃도 들고 잇지만 하나도 선명하지 않다. 이 극의 암울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처음보고 이건 뭔 디자인이지 하는 생각이 든 시녀 마리아의 모자?
마치 연밥 또는 연잎을 뒤집어쓴 것 같다. 머리에 딱 맞고 무게감이 있다면 잘 안 벗겨지고 저렇게 쓰고 다니는가 보다.
극 중 소피아가 입은 옷은 대부분 이런 형식의 옷이다.
턱받이? 같은 핸드메이드 장식품을 걸쳐 가슴과 목을 다 덮는다. 아무래도 네덜란드가 바다를 인접한 국가이고 추운 기후다 보니 바람을 막는 용도로 사용한 것 같기도 하다. 머리카락도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 올리고 날개 같은 흰 천을 씌워 놓았다. 풀지 않아 단아하고 청결하게 보이기 위한 용도인 듯하다. 수녀원의 여자 아이들도 다 쓰고 잇다. 팔과 허리는 몸매가 잘 드러나게 거의 딱 맞는 크기로 입는 듯 보였다. 무심코 보면 모양새는 비슷해서 지나칠 수 있지만 색과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 여러 번 돌려 봤다.
밖으로 나갈 때는 검은 보자기를 둘러싸고 나갔다. 누군지 신분을 가리는 용도
화가가 소피아와 남편 코르넬리스의 초상화를 그릴 때 소피아가 입은 옷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화려한 옷이다.
화가가 물어본다. 왜 성모 마리아가 파란 옷을 입었는지를, 소피아는 순수를 상징한다고 답변하지만 화가는 가장 비싼 색이기도 하다고 알려준다. 무역 시대 머나먼 바다를 건너온 청금석에서 만든 울트라마린이라는 색이다.
순수를 상징하는 파란 옷과 흑심을 품은 소피아의 마음 상태가 대비된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소피아
뒤는 사다리같이 묶는 긴 줄이 아닌 리본으로 매듭을 만들어 고정했다.
위 장면에서는 없던 어깨에 가방이라도 멘 듯한 뭔가 생겼다. 영화 색감이 어둡고 두건을 쓰고 다니기에 헤어스타일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면이다. 땋아서 말라 올린 브레이드 번? 같다.
얼핏 보다가 앞서 나온 누런 금색 옷과 디자인이 다른데 해서 자세히 봤더니 검은 앞치마였다.
초상화가 완성되고 사람들이 모여 감상하는 장면이다. 중요한 자리인지 모두들 잘 차려입은 듯한데 납작하고 둥근 형식의 러프칼라가 눈에 띈다.
저 흰색 도넛이 뭔지 찾아보니 러프칼라라고 하더라. 르네상스 복식 유행 중 하나였다는데 움직이는데 불편하지는 않을지 따뜻할까 등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 옷 역시 위의 검은 옷과 같으나 안쪽의 흰색 셔츠 부분에 구멍으로 만든 자수가 없어 다르다.
위 장면에서 파란 망토를 가지고 나갔다가 다리를 건너며 멀리 날려버린다. 성모 마리아의 순수는 더 이상 소피아에게 의미가 없다는 듯 한 장면이다.
주변 인물들이 입은 옷이다.
화가 얀의 작업실
쥬만지의 인간 사냥꾼이 생각나는 톤의 옷이다.
아래 사진은 수녀원에서 등장한 인물로 시녀 마리아의 남자친구에게 판 흰색 튤립 모종 50개 중 브레이커 모종 1개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판 사람이다. 입은 옷이 화려한데 얼핏 보면 호피무늬 같지만 달, 별, 동물 등 여러 문양이 그려져 잇다. 창이 큰 모자를 썻고, 가죽으로 보이는 겉옷을 입었다. 단추는 많았지만 잠그지는 않았다. 쇄골을 다 덥을 만하게 크고 흰색인 옷깃이 눈에 띈다.
문제의 인물 화가 얀 판 로스 역의 데인 드한.
남자들도 상의가 허벅지까지 길게 내려오는 원피스 같은 옷을 입고 다녔다. 재질은 두꺼운 벨벳 같다. 역시 목에 무언가를 덧대었다.
7년 후 얀의 모습이다. 머리카락이 많이 자랐고 목과 소매에 레이스가 달린 장식을 하고 역시 옷을 겹쳐 입었다.
이 사건을 말한 내레이션 마리아 역 홀리데이 그레인저.
우여곡절 끝에 주인이 재산을 물려준 후 떠나고 남은 집과 재산을 상속받아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해피 엔딩의 결말을 맞은 인물이다.
시녀일 때와 다르게 확실히 의상의 톤이 바뀌었다. 소피아가 초상화 그린다고 모델로 서고 있을 때 소피아의 옷과 목걸이를 걸쳐보는 장면이 잇긴 했는데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원이 이루어지긴 했다.
마리아의 생선장수 남자친구 빌렘 역의 잭 오코넬.
아프리카에서 온 직 후 모습이다. 처음과 끝의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스토리 상 거리의 여성에게 돈을 털리고 선원에게 끌려간 것이 어이없긴 했다.
이후 마리아와 결혼하여 새집에서 행복한 가족을 꾸리고 산다.
의상도 자유로운 옷에서 레이스가 잔뜩 달린 옷을 입었다. 팔꿈치 안쪽이 갈라져 잇는 것이 특이하다.
영화를 보며 생각보다 많은 옷이 등장하지 않았고 화려하지 않아 놀랐다. 영국이나 프랑스의 왕실 이야기는 아니고 무역이 활발하던 무역상과 빈민들의 이야기다 보니 영화의 톤이 어두웠다. 르네상스 시대라 하니 사람들이 입는 옷이 비슷비슷해 보이고 어느 정도 양식을 갖춰 입엇을 것 같다. 화가가 말한 듯이 귀한 색은 염색하기 비싸서 입기 힘들엇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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